삶은 실패와 실수로 점철되어 있습니다.
이 실패와 실수를 전철 삼아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
이전의 실패와 실수를 스스로 탐구하여야 합니다.
탐구하기 위해서는 이 실패와 실수를 용서해야 합니다.
용서가 없으면 자신에 대한 혐오와 억압이 생겨납니다.
용서가 있으면 혐오와 억압이 사라지고
이로 인해 기존의 자신의 실패와 잘못을 분석할 수 있고
그러면 더 나은 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.
자신에 대한 용서는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길이며,
이것이 깊어질 때 타인에 대한 사랑도 생겨납니다.
저의 어릴 적 경험을 통해 이러한 생각에 대한 사례를 들어보고자 합니다
제가 어릴 적 같은 반 한 친구와 크게 다툰 적이 있습니다.
저는 반장이었고, 저는 반을 조용히 시키는데 진심이었습니다.
선생님께서는 집안에 큰 일이 생기셔서 당시 반을 비우시는 일이 많으셨기 때문에
그것이 반을 조용하게 하는 것이 저의 책임이고, 의무라고 생각하였지요.
그런데 그 친구는 저의 떠들지 말라는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
오히려 보란듯이 떠들어 재꼈습니다.
결국 저와 그 친구 사이에는 큰 싸움이 벌어졌습니다.
그런데 놀랍게도 친구들이 그 친구 편을 드는 것이었습니다.
제가 친구들에게 화를 내고, 이름을 기록하며, 지나치게 친구들의 권리를 제재하였다는 것이지요.
저는 제 얼굴이 화끈거림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.
친구들의 눈에 제가 얼마나 오지랍을 떠는것으로 보였을까요?
그러나 저는 그 당시 너무 어렸고, 저의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바꾸어 나갈만한 공부가 되어 있지 못했습니다.
하지만 그 때의 부끄러웠던 마음이 수십년동안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끼쳐왔습니다.
이 사건의 주요한 이슈는 다음과 같았습니다.
1. 선생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어린 학생에게 너무 큰 책임을 위임함.
2. 내가 반장(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)의 책임을 위해 나 자신의 개인적 삶을 지나치게 희생한 것 아닌가?
3. 같은 반의 친구로서 오히려 친구들이 같은 반 친구에게 통제당하는 불쾌한 느낌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.
당연하게도 그 때 당시의 부끄러운 마음이 이후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. 저 자신을 용서할 수 있어야 했는데 용서하지 못했습니다. 용서하지 못했기 때문에 저 자신을 보다 세밀히 들여다 볼 수 없었고 개선은 없이 심리적 트라우마만 남아있었습니다. 하지만 용서할 때 저 자신의 어리석은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고, 그 어리석음에 대한 분석을 통해 '더 나은 나'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.
자신을 용서한다고 해서 지나간 잘못과 과오가 용서될 수는 없습니다.
그러나 모든 사람은 완벽할 수 없고, 지나간 과오를 고치고 개선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입니다.
나를 용서하면 살핌이 더 부드러워지고 세밀해지면서 안보이던 것들이 보이고
이러한 살핌을 통해 나를 개선하고 더 나은 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.
이를 통해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도 용서하고 살필 수 있는 아량이 생겨납니다.
상황에 대한 살핌은 용서하는 자들에게서 생겨나는 마음의 여유입니다.
나 자신을 용서함으로써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가고, 타인의 입장에서도 살필 수 있는 태도가
결국 나에게 자유와 평안, 그리고 주변 상황을 따뜻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마음의 담대함을 가져다 줍니다.
이에 대한 영화로 무인 곽원갑을 소개합니다.
남을 이기고 남들보다 높은 위치에 오르는데 너무 급급한 나머지
자신에게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살핌을 놓쳤던 곽원갑이
너무나 큰 삶의 풍파를 겪고 나서 오히려 자신을 용서하고 주변에 대한 살핌이 생겨나면서
새로운 사람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명작 영화입니다.
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C62CAxkmrgY
이러한 용서가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한 주제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. 선과 악, 감각적 욕망과 절제, 개인적 자유와 사회의 공익, 자만과 겸허한 마음 등 모든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아가는데는 용서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. 나에게 한치의 마음의 양보가 없고 감정적 앙금만 남아있을 때 오히려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.
감사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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